[경향신문] AI, 독점, 그리고 민주주의 (김병권 소장)
2026-09-29
인공지능(AI)의 자율적 자기 진화나 초지능의 등장, 인류의 멸종 위험까지 AI를 둘러싼 기술적 논쟁이 끝없이 부풀어 올랐던 2026년 9월이었다. 그런데 기술로서의 AI가 아닌 ‘산업으로서의 AI’ 상황은 어떤가? AI가 일으킨 거대한 투자 광풍에 기댄 극히 예외적 성장을 하는 두 나라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가 단연 눈에 띈다.
먼저 미국 경제에서는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의 초현실적 AI 인프라 투자가 경제성장률에 3분의 1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 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도 30%를 훌쩍 넘었다. 미국의 거대한 AI 시설 투자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엄청나게 끌어 올렸고, 그 덕분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최대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 AI의 흔적이 큰 경제는 TSMC라는 대체 불가 기업을 보유한 대만 정도이고, 중국도 AI 산업의 성장 기여도가 매우 높지만, 태양전지와 배터리, 전기차 등 녹색산업의 주도력이 더 크다. 이처럼 한국과 미국에서 경제 특수를 창출하고 있는 AI 산업의 투자 효과를 넘는 생산성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과도한 투자 경쟁이 언제 거품 붕괴로 돌입할지는 지금도 논쟁 주제다. 만약 큰 폭의 투자 조정이 일어난다면 그 충격 역시 한국과 미국이 가장 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