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흔들리는 기후질서, 다시 세워야 (윤원섭 선임연구원)
2026-02-26
연초부터 유달리 주목을 많이 받은 분석 보고서가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의 올해 연례보고서가 주인공이다. 보고서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파괴의 한가운데서(Under Destruction)’.
보고서는 오늘날 세계가 ‘전면적인 파괴’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는 1945년 이후 유지되어 온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가 붕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다. 지난 2년 사이 트럼프 행정부가 벌인 여러 사건은 급격한 안보 인식 변화로 이어졌다. 동맹국인 나라들에서조차 트럼프 행정부가 ‘잠재적 안보 위협’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그린란드 매입을 위해 덴마크와 유럽 국가들에 관세 위협을 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덴마크 정보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협이 될지 고심 중이라고 보고서는 언급한다. 주요 7개국(G7) 시민들 역시 미국을 지난해보다 ‘더 심각한 위험’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전쟁과 강압적 조치로 인해 미국이 세계 경제와 안보를 흔드는 주요 위협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후대응과도 연결돼 있다. 보고서에서 기후와 에너지 부문은 여러 분석 사이에 분산돼 있다. 그러나 이 퍼즐을 하나로 맞추는 순간, 국제 질서 붕괴란 전장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전장은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