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녹색전환을 한다고요?] 기후위기 시대,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집 (배보람 지역전환팀 팀장)
2024-06-04

‘가진 돈’이라는 게 누구에게나 뻔하다지만, 이사를 앞두고 집을 구하다 보면 서울살이의 나의 자리가 어느 수준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씁쓸한 기분을 앞으로 몇 번이나 나는 더 경험해야할까. 하필이면 전세가가 몇십 주째 상승하고 있다는 시점이었고, 임대사기 문제가 시끌시끌해지면서 매물 자체가 많이 없는 시점에 집을 구해야 했다. 

번잡스러운 번화가가 싫고 집 가까이 숲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니, 뻔한 예산에서 빌라와 언덕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크게 상관없다. 그래도 겨울에는 좀 따뜻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 나의 ‘소박한’ 바람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얻을 때,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었다. 오래된 빌라의 창호가 개선되고 보일러도 바꾸는 공사를 하는 중이었다. 이정도면 되겠다 싶었는데, 여름에 이사를 와서 겨울을 나던 어느 날 나는 새벽에 깨서 어디 벽돌이 빠진 게 아닐까 싶어 이불을 쓰고 벽을 더듬거렸다. 가스비도 낼만큼 내는데, 대체 왜 이렇게 춥단 말인가. 

춥고 오래된 빌라에서 살아서 그런가, 어떤 집들은 딱 봐도 견적이 나왔다. 부동산 중개인과 들어선 한 집은 방 두 개의 창만 이중샷시로 바뀌어 있었다.  왜, 거실과 부엌의 창문은 그대로 둔 건가요? 하고 묻고 싶었지만, 이 질문에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집을 구하는 내내 만날 수 없었다. 시세가 주변보다 훨씬 싸다는 말에 헐레벌떡 중개인을 따라나서 본 집 하나는, 2년 후에는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었다. 보일러가 오래되고, 결로의 흔적이 보여서 이런 건 좀 고쳐줄 수 있냐고 물을까 하다, 재개발이 추진되어 곧 철거 될 집에 집주인이 세입자의 불편함을 해결해줄까 싶어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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