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기업의 기후책임을 다시 묻다 (오선아 연구원)
2026-04-13
기후변화의 피해는 기후변화를 가장 적게 야기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돌아간다. 이러한 불균형으로 인해 기후정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큰 책임이 있는 주체와 실제로 피해를 겪는 주체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 쪽이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 정의롭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자와 피해를 받는 자가 완전히 다른 이 ‘불일치’의 규모는 데이터로 볼 때 더욱 선명하다. 세계 소득 상위 10%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의 배출량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피라미드 꼭대기로 올라갈수록 격차는 더 극단적으로 벌어진다. 상위 1% 부유층의 배출량은 전 세계 평균의 수십 배에 달하며, 이는 한 국가의 연간 배출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기업 차원의 불일치는 더욱 극단적이다. 글로벌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이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단 36개 화석연료 기업이 2023년 한 해 전 세계 화석연료와 시멘트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배출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보면, 산업화 이후 단 24개 기업이 전 세계 누적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