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전환연구소 9일 ‘경북 안동시 청소년 무상버스 도입 방안’ 연구 결과 발표
- 교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경북 2.3톤…서울보다 약 2배 높아
- 경북·안동 모두 2025년 조례로 지정…시행 계획·예산 계획 아직 없어
- 분석 결과, 안동시 청소년 무상버스 소요 예산 최대 46억원…공영주차장 예산 53억원보다 적고, 수혜대상 오히려 많아
- 1단계 고등학생 → 2단계 중학생·학교 밖 청소년 시행 시 재정 부담 역시 줄어
- “효과 검증 거쳐 단계 확대 시 지역 정주여건 개선하는 기후복지 정책으로 기대”
- 박은옥 지역전환팀 연구원 “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의 관건은 재정 여력이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
경북 안동시가 청소년을 대중교통 요금 지원 대상으로 규정한 조례를 이미 갖고 있으나, 실제 시행은 70세 이상 어르신 무료 승차에만 한정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민간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에 따르면, 안동시는 별도 조례 제정 없이 추경 예산만으로 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을 시작할 수 있다. 소요 예산 역시 안동시가 2026년 추경에서 공영주차장 3개소 신설에 편성한 27억 원보다 적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석은 녹색전환연구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이슈브리프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전면 무상버스’의 후속 연구다. 이슈브리프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비수도권에서는 승용차 이용이 사실상 불가피해, 경북의 1인당 교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2.3톤으로 서울(1.2톤)의 약 두 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교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2022년 기준 9,580만 톤, 전체 배출량의 14.2%) 중 96.5%가 도로 부문에서 발생하는 만큼,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만으로는 지역 교통 부문 탄소중립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소의 진단이다.
“새 조례 필요 없어”…경북·안동, 조례 신설 없이 청소년 무상버스 시행 가능
연구소는 이런 진단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요금 지원 정책을 성인을 포함한 전면 무상버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해왔다. 안동시 청소년 무상버스는 그중에서도 시행 여건이 상대적으로 갖춰진 사업으로 꼽힌다.
먼저 안동시는 2025년 ‘안동시 어르신 등 대중교통 이용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해당 조례에는 8세 이상 19세 이하인 아동·청소년 역시 대중교통 요금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같은해 경상북도가 제정한 ‘경상북도 노인 등 대중교통 이용지원에 관한 조례’도 6세 이상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지원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두 조례 모두 실제 사업은 70세 이상 어르신 무료 승차에만 적용되고 있다. 청소년 지원은 조례에 명시돼 있을 뿐, 예산과 시행계획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연구소는 “안동시가 청소년 무상버스를 도입하려 한다면 새 조례를 만들 필요가 없다”며 “기존 조례를 근거로 대상과 지원 방식, 예산만 정하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 무상버스 예산 최대 46억원”…공영주차장 예산 53억원 보다 작아
연구소는 2023년부터 청소년 무상교통을 단계적으로 도입한 전북 군산시 사례를 참고해 안동시의 예산 규모를 추계했다. 안동시 중·고등학생 8,806명(고등학생 4,102명, 중학생 4,704명) 전원이 1일 2회, 월 20일 한도까지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최대 소요액은 46억 5,000만 원이다.
군산시의 청소년 교통카드 실제 발급·이용 비율이 약 47%였던 점을 반영해 안동시 이용률을 50%로 적용하면, 실제 필요 예산은 연간 약 23억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단계적 시행도 가능하다. 고등학생 4,102명부터 우선 시행할 경우 최대 소요액은 21억 7,000만 원이다.
이번 추계는 통학 왕복(1일 2회, 월 20일)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방과후·주말·방학 이동은 포함하지 않았다. 연구소는 “통학비 부담을 낮추는 것이 청소년 대중교통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시행 첫해 이용 현황을 조사해 방과후·주말 수요와 중학생·학교 밖 청소년 확대 여부를 다음 연도에 검토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앞서 안동시는 2026년 제1회 추경예산안에서 공영주차장 조성·유지보수에 총 53억 원(기존 21억 원 + 신설 27억 원)을 편성했다. 청소년 무상버스 2단계(중·고생 전체) 사업의 최대 소요액 46억 5,000만 원은 이 53억 원보다 적고, 신설분인 27억 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수혜 규모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공영주차장 3개소 신설 예산(27억 원)으로 조성 가능한 주차면은 최대 432면으로, 1면당 하루 4회 이용을 가정하면 하루 이용 규모는 약 1,728대다. 반면 청소년 무상버스는 대상자 8,806명 중 절반만 이용한다고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하루 약 4,403명이 혜택을 받는다.
연구소는 “주차장 예산과의 비교는 기존 사업 예산을 줄이자는 뜻이 아니라, 자동차 공간 확충에 투입하는 수준의 재정을 청소년 이동권 보장에도 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안동시의 예비비와 순세계잉여금(2023년 결산 기준 2,440억 원) 등 가용 재원을 고려하면 별도 재원 확보 없이도 우선 과제로 편성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청소년 무상버스 최대 소요액(46억 5,000만 원)은 안동시 2026년 제1회 추경 기준 총예산(1조 6,130억 원)의 0.29%, 교통·물류 분야 예산(887억 6,900만 원)의 5.2%, 사회복지 분야 예산(4,637억 원)의 1.0% 수준이다.
“같은 조례, 다른 결과”…청소년 무상버스 시행 재정 여력 아닌 우선순위 문제
한편, 경북은 지난 7월 1일부터 도내 22개 시·군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시내·농어촌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했다. 민선 8기 공약 이행에 따른 조치로, 경북 전체 인구 약 253만 명의 17%에 해당하는 43만 7,880명이 혜택을 받는다. 경북은 이를 위해 2024년 정산시스템 구축에 22억 원, 2025년 카드발급지원 14억 원과 무료 승차 운임지원 50억 원 등 총 86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반면, 같은 조례 체계 안에서 지원 대상으로 규정된 청소년(경북 조례 기준 6~18세, 안동시 조례 기준 8~19세)에게는 아직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경북의 경우 전체 22개 시·군 가운데 영천군·경주시 등만 어린이·청소년 무상버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고령층 무상버스가 재정적으로 이미 실행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같은 조례에 담긴 청소년 지원 역시 재정 여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앞서 양금희 경북 경제부지사는 노인 무상버스 시행과 관련해 대중교통비 전면 무료화가 교통복지 서비스를 강화하고 이동권을 증진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정책이라고 밝히며, 도민 중심의 교통 서비스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연구소는 “경북도가 어르신 이동권에 적용한 것과 같은 원칙, 즉 이동 제약 계층의 생활권을 보장한다는 원칙을 청소년에게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 무상버스가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나, 청소년이 지역 안에서 배우고 만나고 활동하며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정주 여건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한 박은옥 지역전환팀 연구원은 “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의 관건은 재정 여력이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라며 “자동차 이용을 위한 주차 공간 확충에는 매년 수십억 원을 편성하면서, 청소년의 이동권 보장에는 그만큼의 재정을 배정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군산시 청소년 무상버스의 실제 이용률이 약 47%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소요 예산이 추정치보다 더 낮을 수 있다”며 “고등학생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재정 부담을 관리하며 효과를 검증하고, 청소년 무상버스를 기반으로 기후복지 정책을 펼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내용은 녹색전환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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