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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석 달 새 ‘햇빛’ 협동조합 123개 급증… 햇빛소득마을 ‘공동체 없는 사업’ 우려
2026-04-24

- 녹색전환연구소 24일 ‘햇빛소득마을 성공의 조건’ 이슈브리프 공개

- 분석 결과 2026년 ‘햇빛’ 들어간 협동조합 등록 수만 123개로 급증…외부 사업자 선점 우려 

- “설비 지원 촘촘, 마을 지원 공백” 햇빛소득마을 2,500개 목표, 마을 공동체 체계 없인 공염불 

- 마을 공동체 표준안 마련·컨설팅 TF 구축 제안 등 정책 제안 담겨 

- 여미영 지역전환팀 연구원 “태양광 설비 설치만큼 마을 공동체 육성과 지원에도 구체적이고 정교한 로드맵이 필요”


이재명 정부는 향후 5년간 햇빛소득마을 2,500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 추진체계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2,500개가 진짜 ‘마을의 사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태양광 설비를 세우는 속도만큼, 마을 공동체를 세우는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녹색전환연구소는 마을 공동체 역량 강화를 위한 협동조합 표준안과 행정안전부 주도의 현장 밀착 컨설팅 체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을 담은 이슈브리프를 24일 공개했다. ‘햇빛소득마을 성공의 조건’이란 이슈브리프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그 수익을 마을 복지와 주민 삶의 개선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재명 정부는 2025년 12월 ‘햇빛소득마을 전국 확산 방안’을 발표하고, 매년 500개씩 5년간 총 2,500개 마을을 선정·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올해 2월 행안부 중심의 추진단이 출범했다. 

여기에 지난 3월 31일 ReSCO(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 사업자 모집과 1차 마을 공모가 동시에 시작되었다. 이후 대통령이 직접 규모 확대를 지시하면서 사업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덕분에 태양광 설비 설치를 가로막던 ▲이격거리 규제 완화 ▲설비 투자비의 85% 저리 융자 지원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예산 894억 원 배정 ▲20년 장기 계약을 통한 수익 안정화 등 지원 체계는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급조된 햇빛 협동조합? 2026년 4월까지 ‘햇빛’ 협동조합만 123곳

그러나 정작 사업의 핵심 주체인 ‘마을 공동체’를 어떻게 육성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현재 등록이 확인된 전국 3만 2,221개 협동조합 중 ‘햇빛’을 포함한 협동조합은 320개이다. 그중 38.4%인 123개가 2026년에만 등록되었다(4월 8일 기준). 특히, 3월 한 달간 78개가 몰려 있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55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20개), 전남(13개), 충남(10개), 경남(8개), 충북(7개), 경기도(5개), 대구(2개), 강원도(2개), 광주 (1개) 순이었다.

협동조합이 실질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통상 수개월의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햇빛소득마을 공모 직후 이처럼 단기간에 협동조합이 급증한다는 것은, 외부 사업자들이 지원 요건을 맞추기 위해 마을을 찾아다니며 급조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공모를 위해 급조된 협동조합이 사업 주체가 될 경우, 마을 대다수 주민들과 갈등을 빚을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사례에 비추어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중앙공급식 전력을 대체할 대체에너지를 개발·활용한다는 목표 아래 추진됐다. 문제는 당시에도 정부의 지원을 앞세운 외부 사업자들이 마을을 선점하면서 정작 주민들은 소외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공동체 갈등만 남긴 사례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2013년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비슷한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조처는 “(에너지자립마을이)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에만 몰두해 단기간에 예산을 투입하여 마을에 신재생에너지시설을 설치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지, 실제 가장 중요한 주민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였다”며 “운영주체인 주민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가 미흡한 실정이고, 하드웨어 중심의 투자로 에너지 생산시설의 효율 및 유지·관리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부재하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 햇빛소득마을에서도 같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사업 공모가 시작되자마자 외부 사업자들이 마을을 찾아다니며 협동조합을 급조하는 움직임이 전국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태양광 설비 설치 지원, 마을 공동체 지원 체계는 허점투성이”

이슈브리프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태양광 설비 설치를 위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은 촘촘하게 설계된 반면, 마을 공동체를 어떻게 육성하고 갈등을 예방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마을 선발 기준은 공동체성을 가려내기에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주민수용성은 동의 비율만으로 점수화돼, 도장을 찍은 수준인지 진정한 합의인지 판별하기 어렵다. 민주적 의사결정이나 운영 투명성 항목도 선언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 협동조합 구성 과정, 과거 마을 사업 경험, 실질적 거버넌스 구조 등을 확인하는 기준이 추가돼야 하지만 현재는 부재하다.

마을 주민을 처음 만나 협동조합 구성과 에너지 사업 전반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은 컨설턴트마저 전국 6개 광역권에서 이틀간의 교육만으로 배출되는 실정이다. 사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중간 주체도, 갈등 발생 시 개입할 현장 체계도 지금은 없다.

마을 공동체 표준안 마련·컨설팅 TF 구축 제안 등 정책 필요

이에 연구소는 이번 이슈브리프를 통해 두 가지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마을 공동체 역량 강화와 협동조합 표준안 마련이다. 현재 전국 읍·면·리에는 마을자치회,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체들이 이미 존재한다. 이 중 누가 햇빛소득마을의 사업 주체가 될 수 있는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하며, 마을 공동체 중심의 협동조합 표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표준안에는 설립 후 일정 기간 내 마을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합설명회 의무화, 신규 입주자를 포함한 마을주민 규정, 수익이 조합원만이 아니라 마을주민 전체를 위한 복지로 귀속되는 구조 보장(1인 1구좌 제한), 분쟁 조정 절차 신설, 투명한 외부 모니터링 및 결과 공유체계 등이 포함돼야 한다. 아울러 현재 발의 중인 ‘마을공동체활성화 기본법안’이 조속히 제정돼 법적 근거를 갖출 필요가 있다.

더불어 사회연대경제(협동조합·마을기업·사회적기업 등 이윤보다 공동체 가치를 우선하는 경제 조직들을 통칭하는 개념) 주체들이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이하 ReSCO)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연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가점 2점만으로는 컨소시엄 구성의 유인이 부족하고, 사회연대경제와 ReSCO를 연결하는 플랫폼 자체가 부재한 상황이다.

둘째, 행정안전부 주도의 햇빛소득마을 컨설팅 태스크포스(TF) 구축이다. 현재 사업 지원은 햇빛 소득, 즉 태양광 설비와 수익에 집중돼 있다. 햇빛소득마을 추진단 주무부처인 행안부는 이제 '마을' 지원에도 동등한 비중을 두어야 한다.

전국 3만 8,000여 개 읍·면·리 현장은 저마다 조건이 다르고, 새로운 사업 모델은 지역 공무원들에게도 낯설다. 마을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직접 개입하고 조율할 수 있는 주체가 지금은 부재하다. 행안부 주도의 컨설팅 TF는 ① 공무원 교육 및 소통 체계 구축, ② 민관협치 거버넌스 설계 지원 ③ 마을 갈등관리 프로그램 제공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TF는 전국을 권역별로 나누어 마을 자치·주민 조직·협동조합 운영·갈등 조정 분야 전문가를 현장에 직접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하며, 단순한 자문이나 지침 전달이 아닌 현장 밀착 지원이 가능해야 한다.

이슈브리프 주저자인 여미영 지역전환팀 연구원은 “태양광 설비 설치만큼 마을 공동체 육성과 지원에도 구체적이고 정교한 로드맵이 필요한 때”라며 “과거 정부 지원에 사업자들이 난무하며 마을 공동체가 오히려 소외되고 갈등만 남긴 전철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햇빛소득마을이 모두에게 고른 소득과 삶의 복지로 이어지기 위해서, 올바르고 빠른 선택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이지선 지역전환팀장은 “전국 3만 8,000여 개 읍·면·리 현장은 저마다 조건과 갈등의 양상이 다르고, 새로운 사업 모델은 지역 공무원들에게도 낯설다”며 “컨설턴트가 마을 교육을 담당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현장의 복잡한 문제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행안부 주도의 컨설팅 TF가 공무원 교육과 소통 체계 구축, 민관협치 거버넌스 설계, 마을 갈등관리 프로그램 제공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슈브리프는 녹색전환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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