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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에너지 위기 해결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론 부족” …녹색전환연구소, 건물·교통 부문 화석연료 의존 끊는 전환 필요
2026-04-10

  • ‘녹색 전환으로 돌파해야 할 에너지 위기: 건물 및 교통 전환 중심’ 이슈브리프 10일 공개

  • 한국 건물 에너지 40% 가스·석유, 수송 석유 의존 66%…구조적 전환 필요

  •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EU, 보일러 바꾸고 대중교통 요금 인하

  • 설계도엔 제로에너지, 현실엔 가스보일러…사후관리 없는 녹색건물 현주소 바꿔야

  • 황정화 지역전환팀 연구원 “건물·수송 부문 구조적 전환 없이는 다음 에너지 위기 충격 계속 될 것”


중동 전쟁발 에너지 위기가 덮치자 정부와 정치권 모두 재생에너지 확대를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2일 추경 시정연설에서 재생에너지 융자·보조를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려도, 건물 난방이 도시가스에 묶여 있고 시민의 이동이 내연기관차에 의존하는 도시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에너지 위기의 충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색 전환으로 돌파해야 할 에너지 위기: 건물 및 교통 전환 중심’ 이슈브리프를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슈브리프는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설비를 늘리는 것과 시민의 일상에서 화석연료를 걷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한국에서 건물이 소비하는 1차 에너지 비중은 약 21.2%이며, 이 가운데 도시가스와 석유 등 화석연료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수송 분야는 더 심각하다. 한국의 수송 부문 석유 소비 비중은 66%로,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나도 자동차 기름값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호르무즈 해협 열렸으나, 에너지 위기 현재진행형…한국 삼중고 예견

원유 수입의 70% 내외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은 이번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센터(CSIS)는 한국이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장률 전망치가 0.4%p로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동시에 물가상승률은 2.7%로 상향 조정됐다.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원화 약세라는 거시경제 삼중고가 동시에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 미국과 이란 간 2주 간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일부 재개방됐으나, 이슈브리프는 지금 안심할 때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전쟁과 폭격으로 이란은 물론 카타르를 포함한 중동 내 유전·정유소 등 에너지 시설 40개소가 파괴됐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 공급 차질이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2022년 천연가스 위기를 모두 합친 것에 맞먹는 충격이라고 분석했고, 에너지 가격의 고공행진이 종전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 에너지 위기 전환 계기로 삼아”…보일러 바꾸고, 대중교통 요금 인하

이슈브리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은 2022년 유럽의 대응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당시 러시아는 서방의 대러제재에 맞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급격히 차단했다.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의 약 45%를 공급받던 유럽연합(EU)은 2022년 10월 그 비중이 12%까지 급락하는 충격을 받았다. 이에 EU는 에너지 위기를 구조적 전환의 계기로 삼았다. 

먼저 건물 부문에서, EU는 건물에너지성능지침(EPBD)을 개정해 2040년까지 화석연료 보일러를 전면 퇴출하고 2050년까지 모든 건물을 제로배출건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법제화했다. 독일은 난방 온도를 업무 형태에 따라 섭씨 12~19℃로 법으로 제한하면서, 동시에 히트펌프 교체 시 최대 70%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양면 정책을 폈다. 덴마크는 2035년까지 가정용 가스 난방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고 2023년 한 해에만 4만 가구를 집단에너지 네트워크에 새로 연결했다. 그 결과, EU 전체적으로는 에너지 절약 정책 3년 만에 가스 소비를 이전 5년 평균 대비 17%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송 분야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하와 노선 확충 등이 추진됐다. 먼저 독일의 ‘9유로 티켓’은 3개월 만에 5,200만 장이 팔리며 대중교통 이용을 25% 끌어올렸다. 이 티켓은 월 9유로에 전국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다. 덕분에 뮌헨 광역권에서 승용차 통행이 5%p 줄었다. 스페인은 300km 미만 통근·중거리 열차를 3년 가까이 무료 운행했다. 당시 재원을 에너지 기업과 은행에 부과한 횡재세로 충당했다. 

더불어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필리핀·파키스탄·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국가들이 정부기관 주4일 근무제와 공공기관 수요일 휴무 등을 즉각 시행한 점을 주목하며, 한국도 유연근무제 확대와 노동시간 단축을 교통 수요 감축 수단으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재생에너지 늘린다고 에너지 위기 끝 아냐…보일러·내연차 구조 함께 바꿔야

이슈브리프는 현재 한국 건물 에너지 정책의 가장 큰 문제로 사후관리 부재를 꼽는다. 제로에너지건축(ZEB) 인증이 준공 전 설계 단계에서만 이루어지고, 실제 에너지 소비를 검증하는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ZEB 사후관리 의무화 ▲그린리모델링 지원 대폭 확대 ▲도시가스 요금의 원가 반영 및 탄소세 부과 ▲지역 난방 열원의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법제화 등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수송 분야에서는 대중교통 요금 인하만으로는 내연기관차에서의 전환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에 ▲비수도권 우선의 요금 인하와 노선 확충 동시 추진 ▲차량 억제와 공간 구조 재편 ▲비혼잡통행료 현실화 ▲2035년 내연차 신차 판매 금지 법제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슈브리프 주저자인 황정화 지역전환팀 연구원은 “시민들이 가스 보일러로 난방을 하고 내연차로 출퇴근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다음 에너지 위기에서 한국이 받을 충격은 이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지금의 에너지 위기는 화석연료 의존 체제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임시방편적 유류세 인하에 머무르는 대신, 건물과 교통 시스템의 구조적 대전환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50년 한국의 탄소중립 달성 여부는 바로 지금 이 위기 속에서 내리는 선택에 달려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슈브리프는 녹색전환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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