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전환연구소, 4일 이슈브리프 ‘따릉이는 어떻게 생활권 이동에 도움이 될까?’ 발간
- 2025년 탄소중립기본계획 평가 결과,서울 수송 부문 감축 목표 대비 달성률 20.1%로 17개 시·도 중 최저
- 2023~2025년 각 10월 서울 따릉이 대여 이력 약 1,339만 건 분석 결과, 출근시간대 1km 미만 이용은 14.5% 감소에 그쳐
- 마곡지구, 역 인접 대여소 이용 73.7%로 서울 평균(65.6%) 웃돌아… “따릉이 역과 직장 잇는 단거리 교통수단”
- 생활권별 공급 목표 수립·이동축 관리·교통카드 연계 등 제언
- 박은옥 지역전환팀 연구원 “공공자전거, 이용건수 아닌 생활권 단거리 수요 기준으로 공급해야”
서울 따릉이 이용 3건 중 1건은 1km도 안 되는 짧은 이동이고, 이런 단거리 이용은 출근시간대에 상대적으로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공공자전거 적정 규모를 연구하는 가운데, 전체 이용건수가 아니라 생활권 단거리 이동을 기준으로 따릉이 수요를 따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4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이슈브리프 ‘따릉이는 어떻게 생활권 이동에 도움이 될까?’를 발간했다.
이번 이슈브리프는 서울 마곡지구의 따릉이 이용을 분석해 공공자전거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2023~2025년 각 10월의 서울 전체 따릉이 대여 이력과 2025년 10월 마곡지구 대여 이력을 분석하고, 마곡 일대 이용자 현장 인터뷰도 진행했다.
연구소가 공공자전거에 주목한 이유는 서울의 수송 부문 온실가스 감축이 더디기 때문이다. 수송 부문은 서울 온실가스 배출량의 17.6%(2022년)를 차지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5년도 시·도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추진상황 점검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2025년 수송 부문 예상 감축량은 10만 5,000톤으로 목표(52만 3,000톤)의 20.1%에 그쳐 전국 전체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국적으로도 자전거·보행 관련 과제의 예상 감축량은 수송 부문 전체의 0.1%, 집행예산은 약 1%에 불과했다. 수송 부문 감축 정책이 전기자동차·수소자동차 보급에 쏠린 가운데, 짧은 단거리 이동을 자전거로 바꾸는 정책은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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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분석범위와 역 인접 따릉이 대여소 분포. 마곡지구 지하철역 4곳 반경 1.1km 안의 대여소 65곳을 분석했으며, 이 가운데 역 300m 이내 대여소를 '역 인접 대여소'로 구분했다. ©녹색전환연구소
따릉이, 출퇴근길 단거리 이동에 꾸준히 쓰여…“마곡 10건 중 9건 3km 이내”
이에 연구소는 서울시 따릉이 대여 이력을 분석해, 따릉이가 생활권 안에서 실제로 이런 단거리 이동을 맡고 있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2025년 10월 서울 따릉이 이용 3건 중 1건꼴(33.9%)은 이동거리 1km 미만의 짧은 이동이었다. 이 비중은 2023년 10월(29.7%)보다 4.2%p 높아졌다.
짧은 이동은 전체 이용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유지됐다. 2023년 10월과 비교해 2025년 10월 1km 미만 이용은 26% 줄었지만, 1km가 넘는 이용은 거리 구간과 관계없이 38~40%가량 줄었다. 특히 출근시간대(오전 7~9시) 1km 미만 이용은 14.5% 줄어드는 데 그쳐, 같은 기간 전체 이용 감소폭(35.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하철역과 업무시설이 밀집한 마곡지구에서는 이런 단거리 이용이 더 뚜렷했다. 2025년 10월 마곡 따릉이 이용의 약 92%가 3km 이내였다. 평균 이용거리는 1.54km로 서울 평균(2.38km)보다 약 35% 짧았고, 서울 1,779개 구역 가운데 약 96%보다 짧았다. 지하철역 300m 이내 대여소에서 시작하거나 끝나는 이용은 73.7%로 서울 전체(65.6%)보다 8.1%p 높았다. 이용은 출근시간(오전 7~9시)과 퇴근시간(오후 6~8시)에 몰렸다.
쉽게 말해 마곡에서는 따릉이가 ‘걷기엔 멀고 버스 타기엔 가까운’ 역과 직장 사이를 잇는 교통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전체로 보면 따릉이 이용은 이동거리가 짧을수록 덜 줄었다. 2023년 10월과 비교해 2025년 10월 1km 미만 이용은 26% 줄었지만, 1km가 넘는 이용은 거리 구간과 관계없이 38~40%가량 줄었다.
마곡의 짧은 이용거리는 분석범위를 좁게 잡아서 나온 결과가 아니었다. 같은 기준을 서울의 다른 1,779개 구역에 적용해 비교한 결과, 마곡의 평균 이용거리는 약 96%의 구역보다 짧았다. 역 인접 기준을 200m나 500m로 바꿔도 마곡의 역 인접 이용 비율은 서울 전체보다 8.7~9.4%p 높았다. 이용은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 집중됐다.
마곡나루역·마곡역·LG사이언스파크 일대에서 진행한 현장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답이 나왔다. 이용자들은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걷는 것보다 빠르다는 점, 역과 회사 가까이에 대여소와 자전거도로가 있다는 점을 따릉이를 타는 이유로 꼽았다. 출퇴근뿐 아니라 점심시간에 업무시설 사이를 오갈 때도 따릉이를 이용한다는 답도 있었다.
마곡에서 따릉이가 이렇게 쓰일 수 있었던 데에는 도시 구조와 자전거 정책이 함께 작용했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확보된 넓은 도로와 23곳의 연결녹지는 자전거도로를 놓을 여건이 됐다. 여기에 자전거 정책이 단계적으로 더해졌다. 서울시는 2014년 마곡을 ‘자전거 친화마을’로 조성하기 시작했고, 2017년에는 자전거 특화지구로 지정해 자전거도로 12.6km와 따릉이 대여소 20곳, 자전거 300대를 집중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부터 대규모 업무시설이 입주했고, 2020년에는 마곡과 한강을 잇는 자전거전용도로가 개통됐다.
연구소는 “이러한 도시개발과 자전거 정책이 지금의 이용 패턴을 직접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생활권이 형성되는 시기에 지하철, 업무시설, 자전거 인프라, 공공자전거 공급이 함께 갖춰졌다는 점은 새로운 생활권을 계획할 때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체와 마곡지구의 시간대별 따릉이 이용 비율(2025년 10월). ©녹색전환연구소
“공공자전거 정책, 생활권 단거리 수요 기준으로 공급해야”
한편, 연구소는 따릉이와 같은 공공자전거의 적정 규모와 운영 효율을 따질 때 전체 이용건수와 대여소별 실적만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여소가 멀거나, 필요한 시간에 자전거가 없거나, 안전한 자전거도로가 끊겨 있으면 실제 수요가 있어도 이용 실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용이 적은 곳을 수요가 없는 곳으로 판단하면, 지금 유지되고 있는 생활권 단거리 수요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수요를 놓칠 수 있다.
민간 공유 전기자전거와의 관계도 생활권별로 나눠 봐야 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민간 서비스가 충분한 지역에서는 공공이 같은 서비스를 반복하기보다 대중교통 연계와 주차 질서, 데이터 공유를 강화하고, 민간 서비스가 부족하거나 요금 부담이 큰 지역은 공공자전거가 보완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마곡 사례에서 서울 전체로 가져갈 것은 ‘3km’라는 거리나 특정한 도시 형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업무지구에서는 역과 직장 사이, 주거지역에서는 역과 학교·시장·병원 사이처럼 생활권마다 반복되는 단거리 이동을 찾아 공공자전거가 맡을 역할을 정하는 원칙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세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생활권별 공공자전거 공급 목표를 세워야 한다. 생활인구, 대중교통 이용량, 주요 시설 위치, 시간대별 이용 현황을 기준으로 공급이 부족한 생활권을 고르고, 자전거와 대여소의 중기 확대 목표를 다시 마련해야 한다.
둘째, 생활권 이동축을 관리해야 한다. 반복 이동이 몰리는 구간은 출발지와 도착지의 대여·반납 여건을 함께 관리한다. 재배치만으로 공차·만차가 해결되지 않는 곳에는 자전거와 거치대를 늘리고, 단절 구간과 위험 교차로를 우선 정비해야 한다. 신규 개발·재개발 지역은 입주 전부터 자전거 이동망과 대여소를 함께 계획해야 한다.
셋째, 보완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 대중교통에서 내린 뒤 따릉이를 이어 타면 요금을 감면하는 등 교통카드 연계 혜택을 검토하고, 경사가 큰 생활권에는 공공 전기자전거를 시범 도입할 수 있다.
기존 기후동행카드는 3,000원을 더 내면 따릉이 30일 이용권(하루 2시간)을 함께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가 10월 1일 운영을 종료한 뒤, 9월 출시된 기후동행패스(모두의카드)에는 아직 따릉이 할인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따릉이를 이용하려면 따릉이 앱 등에서 30일 정기권(7,000원)을 따로 사야 한다. 서울시는 따릉이 할인 적용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슈브리프 저자인 박은옥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 연구원은 “따릉이 이용이 줄어든다고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거리와 시간대의 이용이 유지되는지부터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릉이 같은 공공자전거 정책은 이용건수나 자전거 대수가 아니라, 생활권마다 반복되는 짧은 이동이 어디서 일어나는지를 기준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생활권 단위의 이동 분석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슈브리프는 녹색전환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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