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전환연구소 13일 ‘중국, 재생에너지 늘리면서 출력제어는 어떻게 줄였을까?’ 브리프 발간
- 2016~2019년 중국 전국 출력제어율, 풍력 17%→4%·태양광 10%→2%로 감소
- 화력발전 최소출력, 정격부하의 35~40%까지 하향…유연성 자원으로 전환
- 한국 2025년 상반기 육지 계통 출력제어량 72.3GWh…태양광 8배·풍력 52배 급증
- 강민영 경제전환팀 연구원 “중국 출력제어 완화, 송전선 건설만이 아닌 중앙과 지역이 함께 이행한 종합 정책 결과…한국도 충분히 가능”
출력제어로 태국의 2018년 한 해 총발전량(177.6TWh)과 맞먹는 전기를 ‘갖다 버리던’ 중국이 정책 대응 4년 만에 이를 4분의 1 이하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력발전 최소출력 하향, 출력제어 손실 보상 의무화, 재생에너지 지역 내 소비 확대 등 공급·제도·수요를 아우른 출력제어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민간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13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동향브리프 ‘중국, 재생에너지 늘리면서 출력제어는 어떻게 줄였을까?’를 공개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재생에너지를 확대한 동시에 가장 큰 규모의 출력제어를 겪은 나라다. 2010년대 중반 서북 내륙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설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계통 운영은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으로 짜여 있었고 송전망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간쑤성에서는 2016년 풍력 출력제어율이 43%, 태양광이 30%에 달해 발전 가능량의 절반 가까이가 버려졌다.
이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어느 한 가지 대책이 아니라 발전·송전·수요·제도 네 축을 동시에 건드린 종합 처방이었다.
중국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인 대목은 화력발전의 최소출력 하향이었다. 당시 출력제어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는 화력발전이었다. 겨울철 난방을 담당하는 열병합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가 높은 최소출력을 유지한 채 의무 가동되면서, 계통에 재생에너지가 들어올 여지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이 발전기들의 최소출력을 정격부하의 35~40%까지 낮추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또 출력을 더 낮출수록 더 높은 보상을 주는 시장을 도입해 발전사들이 자발적으로 유연성을 높이도록 유인했다.
더불어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을 제도로 지켜줬다. 재생에너지가 최소한 발전되어야 하는 연간 시간을 지역별로 정하고 그만큼은 전력망 기업이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했다. 중국은 앞서 2009년 재생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전량(100%)을 보장 구매하고 우선 급전하는 원칙을 도입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출력제어가 특히 심한 11개 지역에는 재생에너지가 최소한 발전돼야 하는 연간 시간을 따로 정하고 그만큼은 전력망 기업이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하한선을 새로 두었다. 그 외 지역에는 발전한 만큼 전량 사들이는 원칙을 유지했다.
지역 차원의 대응도 병행됐다. 예를 들어 출력제어가 가장 심각했던 간쑤성은 자체적으로 ▲발전권 거래 ▲전력 직접거래 ▲초고압 송전선 완공을 통한 역외 송전 확대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 유치 ▲전기보일러를 활용한 난방 부문 전기화 ▲둔황시의 신에너지 시범도시 지정 등의 정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간쑤성의 전력사용량 증가율은 2016년 -3.1%에서 2017년 9.3%로 뛰었다. 늘어난 현지 수요가 잉여 재생에너지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중앙과 지역의 조치들이 맞물리자 효과는 분명했다. 중국 전국 출력제어율은 풍력이 2016년 17%에서 2019년 4%로, 태양광이 2016년 10%에서 2019년 2%로 낮아졌다. 이후 재생에너지 설비가 다시 큰 폭으로 늘면서 중국의 출력제어율도 소폭 상승하긴 했다. 다만, 과거 정점이었던 2015~2016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브리프는 밝혔다.
마찬가지로 출력제어가 가장 심했던 간쑤성은 2016년 풍력 43%에서 2020년 6%, 2016년 태양광 30%에서 2020년 2%로 개선됐다. 브리프는 간쑤성의 개선은 송전망 확충만이 아니라 ▲지역 내 전력수요 증가 ▲발전권 거래 ▲화력발전 유연화 등이 함께 기여한 결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중국의 출력제어 정책 사례가 한국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짚었다. 한국은 발전원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출력제어가 중국만큼 큰 문제로 부각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제주에 이어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출력제어 문제가 부상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육지 계통(제주 제외) 출력제어량은 2024년 전체 대비 태양광이 8배, 풍력이 52배 늘어 총 72.3GWh에 달했다. 이로 인해 국내 태양광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경영난과 손실보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목표로 하는 만큼 출력제어 문제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국처럼 재생에너지를 계속 늘리면서 출력제어를 낮추는 일은 가능하며, 그 방법은 송전망을 더 짓는 것 하나만이 아니라는 게 연구소의 진단이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의 최소출력을 낮추는 일은 새 송전망 없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조치다. 기후솔루션(2025)이 제주 실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필수운전 발전기의 최소발전용량을 20%까지만 낮춰도 출력제어의 약 70.4%를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영 경제전환팀 연구원은 “중국의 출력제어 완화는 송전선 건설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었다”며 “화력발전을 유연화하고 재생에너지를 발전계획에 우선 배분하며 최소보장 구매량을 정하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계통에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방향 아래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세계 최대 수준의 출력제어를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전력·난방·대중교통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시도, 생산지 인근에서 소비를 늘리는 노력, 화력발전기의 최소출력 하향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동향브리프는 녹색전환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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