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이슈브리프] 경제성장과 복지, 기후의 선택 기로에 선 유럽의 딜레마_김병권 연구위원
2024-11-18
요약
<요약문>

유럽경제가 점점 더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데 반해서 미국경제는 매우 강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미래 유럽연합 정책 결정을 위해 최근 발간된 유럽 경쟁력보고서조차 유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런 지적은 특히 유럽의 부진 원인으로 ‘과도한 디지털 규제’와 ‘과도한 녹색전환 속도’를 문제삼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럽경제의 성장 부진과 미국의 호조를 두 경제권의 체질이나 내적 안정성의 차이로만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한편에서는 구조적으로 유럽연합이 갖는 특징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변화된 글로벌경제 환경과 에너지 위기라는 외부 변수가 작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셰일가스 수혜와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단기적으로는 유럽의 성장지표에 악영향을 주고 미국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데, 길게 보면 유럽의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녹색산업 기반을 견고히 해줄 반전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최근 유럽의 성장 부진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볼 여지도 있다. 물론 유럽 경쟁력보고서는 유럽이 미국과 중국처럼 불평등과 취약한 복지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혁신적 디지털 경제와 중국의 강력한 녹색 제조에 견줄 산업 역량을 보유하고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고 싶다는 강력한 희망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불평등과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동시에 과거의 경제성장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유럽의 희망은 어쩌면 ‘경제성장-복지(불평등)-생태(기후)’라는 3자의 관계가 갖는 상호 의존과 충돌의 딜레마를 보여줄지 모른다. 이 딜레마를 녹색전환을 시도하는 유럽이 가장 먼저 겪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우리는 최근 유럽 성장률 지표의 부진을 보면서 유럽의 과도한 디지털 규제나 속도감 있는 탈탄소화를 의심하기 이전에, 오히려 유럽이 복지(불평등)-생태(기후)’ 분야의 성과를 높이면서도 과연 과거와 같은 성장률에 집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이슈브리프] 경제성장과 복지, 기후의 선택 기로에 선 유럽의 딜레마_김병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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