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이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만 올리고 내리는 역할만을 자임하지 않는다. 고유의 권능을 이용해 실질적으로 그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나서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코로나 위기를 거쳐 기후위기 대응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중앙은행은 각자의 길에서 협력과 논쟁, 혁신과 도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몇몇 중앙은행들은 탄소배출을 고려해 운용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안정성이 유일한 덕목이었던 담보 관리에 기후를 고려한다. 중앙은행이 탄소감축 투자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금융기관 대출에 나선다. 기후변화로 입을 손실을 고려해 은행들에게 충당금을 쌓아 놓을 것을 주문한다.
이 흐름 속에서 녹색전환연구소는 한국은행의 역할을 좀 더 열린 시각에서 고민해 보고자 했다. 과거의 유물로 여겨졌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중소기업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한국은행의 대출과 담보 관리에 탄소배출을 고려해 녹색채권 거래를 활성화하고 금융기관의 기후리스크를 낮출 수 있지 않을까, 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으로써 경제위기 시에만 활용되었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담았다. 이런 입장은 더 이상 돌출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제안되고, 실제로 시행되는 정책이 되어 가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왜 기후위기 대응에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며 어떤 맥락에서 논의가 제기되었는지,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 중국인민은행, 일본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위시한 주요 중앙은행들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한국은행의 기후위기 대응의 현황을 고찰·분석하고, 검토해볼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 보고자 했다. 본 보고서가 기후위기 대응에서 녹색금융과 중앙은행의 역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녹색전환연구소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본 주제에 관해 더 깊이 있는 통찰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